기쁨과 환희에 미소로 답하며 “세상 평화 위해 함께 걸을 것”
레오 14세 교황이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즉위 미사를 봉헌한 5월 18일 오전 10시(로마 현지시간) 로마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푸르렀다. 전 세계에서 새 교황의 즉위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 각국 정상 등 20여만 명은 미사 시작 전부터 성 베드로 광장을 가득 메웠다. 새 교황을 바라보는 군중들의 얼굴에는 기쁨과 환희가 가득했다.
교황은 미사 시작 전 덮개가 없는 포프모빌을 타고 성 베드로 광장은 물론 광장 밖에 자리한 인파에 다가가 밝은 모습으로 인사를 건넸고, 아기를 안아 축복하며 친근한 목자의 모습을 보여 줬다.
즉위 미사는 교황이 성 베드로 대성당 내 베드로 사도 무덤을 찾아 기도를 바치면서 시작됐다. 추기경단이 성 베드로 사도 무덤에 도착하는 교황을 맞이했다. 교황은 즉위 미사에서 주 시리아 교황대사 마리오 제나리 추기경으로부터 양 떼를 지키는 목자의 사명을 상징하는 팔리움을, 교황청 복음화부 장관 직무대행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으로부터 교황의 라틴어 이름이 새겨진 ‘어부의 반지’를 전달받았다.
이어 미사 강론을 통해 앞으로 교황직 수행에 대한 각오와 사명을 밝히면서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교황은 강론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선종은 우리 마음을 슬픔으로 가득 채웠고, 우리는 목자 없는 양 떼가 된 것처럼 느꼈다”며 “콘클라베를 위해 모인 추기경단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유산을 지켜 나갈 수 있는 사목자를 선출하겠다는 소망을 하느님께 맡겼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우리 모두가 하나 되기를 원하시는 하느님 사랑의 길을 여러 사람들과 만들기 원하는 형제로서 다가가고 있다”고 밝혔다.
교황은 또한 증오와 폭력, 편견으로 인한 분열을 극복하고 다양성이 공존하는 하느님의 집을 짓는 것을 교회의 첫째 사명이라고 지적하면서 “선의를 지닌 모든 사람들이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기 위해 함께 걸어가는 것이야말로 교회의 선교적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성찬의 전례와 영성체 예식에 이어 ‘로마와 온 세계에’(우르비 엣 오르비, Urbi et Orbi) 강복했다. 즉위 미사에 참례한 모든 이들은 교황이 착한 목자가 되기를 바라며 한마음으로 간절히 기도했다. 또한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이지 못한 전 세계 신자들도 TV 중계를 통해 교황 즉위 미사에 함께했다. 교황은 미사 후 주교단 및 세계 각국 정상들과 인사를 나눴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이호재 기자 h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