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비로 가계 무너졌는데 저까지 아파서 걱정” 혈관 파괴돼 온몸에 극심한 통증 퍼져…남편·아들, 가족력으로 대장암 진단
“저축은 꿈도 못 꾸고, 벌던 돈은 병원비로 다 나갔는데 이제는 저까지 아파서 병원비도 감당할 수 없어요. 일상생활도 힘들지만 얼른 다시 일해야 해요. 가족 모두 건강해지고, 집다운 집에서 살 수만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어요.”
청주교구 대소본당 한혜정(미카엘라·61) 씨는 올해 1월 혈관이 파괴돼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혈소판 감소증 진단을 받았다. 혈관이 터지면서 온몸에 멍이 생긴 한 씨는 통증으로 인해 일할 수가 없어 직장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식당 종업원으로 6년 넘게 주말에도 일하며 가족들의 병원비를 마련하던 한 씨였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는 처지다. “몸이 스치기만 해도 아프고,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든 상태”라는 것이 한 씨의 현실이다.
한 씨 가족이 살고 있는 집은 임대한 땅에 임시로 지은 8평 규모의 조립식 컨테이너다. 보증을 잘못 서 살던 집에서 쫓겨난 뒤 마련한 임시 거처다.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데다 도로변이라 차량 소음으로 밤잠 설치기 일쑤다. “차가 지나다닐 때면 집이 울릴 정도라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다”고 고충을 토로한다. 작은 공간 탓에 물건을 정리해도 늘 어수선하고, 요리하면 온 집안이 음식 냄새로 뒤덮인다.
한 씨의 남편과 아들, 딸 역시 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딸 박장은(스텔라·31) 씨는 12년 전 대학 1학년 때 신장암과 혈액암 진단을 받았다. 투병하며 학업을 마치고 대학원까지 진학했지만 병이 재발해 학위를 받지 못한 채 학자금 대출만 남았다. 박 씨의 꿈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얻어 가족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다. 투병 생활의 여파로 혈관이 기형적으로 변해서 걷지 못할 가능성이 있지만 조금씩이나마 일을 하며 빚을 갚아나가고 있다.
한 씨의 배우자 박재형(61) 씨는 대장암 1기로 용종을 6개월에 한 번씩 제거해야 하는 희귀성 질환을 앓던 중 신장으로까지 암이 전이됐다. 병이 발현되기 전에는 인삼 농사를 대규모로 지었지만, 지금은 농지를 3분의 1로 고추 농사만 이어가고 있다.
아들 박해인(야고보·34) 씨도 만성적인 허리 통증과 수면 무호흡증으로 고통받고 있다. 최근에는 가족력으로 아버지와 같은 희귀성 질환이 발병했다. 밤마다 호흡기를 차고 자야 하며, 평생 대장 용종 제거 수술을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박 씨는 공장에 출근하며 치료비를 보태고 있다.
버는 돈보다 병원비가 더 많이 나오는 한 씨 가정이지만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 농사용 차량과 생활용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중교통 여건이 열악해 병원에 가려면 차가 있어야 하지만 그 차 때문에 지원을 받지 못해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몸이 성치 않지만 한 씨는 주일마다 미사에 참례하고, 본당 구역회 반장과 성모회 활동도 하고 있다. 한 씨는 “죽이시는 것도, 살리시는 것도 모두 하느님의 뜻”이라며 “주어진 상황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라고 전했다.
대소본당 주임 남정우(안셀모) 신부는 “오랜 투병 생활로 가세가 기울어진 한 씨 가정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 뿐”이라며 “가족의 투병을 간호하며 집안의 기둥 역할을 해 온 한 씨마저 투병 하게 되어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 성금계좌 -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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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금기간 : 2025년 5월 21일(수)~2025년 6월 10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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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재 기자 h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