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찬미받으소서」 반포 10년…“가난한 이들과 지구 함께 돌봐야”

박주현
입력일 2025-05-21 09:44:47 수정일 2025-05-21 09:44:47 발행일 2025-05-25 제 3443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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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교황청 온전한인간발전촉진부 차관보 역임한 아우구스토 잠피니-다비에스 신부
특별 강연 위해 한국 방문…‘통합적 생태론’ 비전 나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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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토 잠피니-다비에스 신부는 “교회 바깥에서도 「찬미받으소서」에서 강조한 보편적 연대를 착취적 경제·사회 불의에 맞선 대안으로 높이 사듯, 우리는 통합적 생태론을 따라 ‘돌봄’의 문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박주현 기

도덕신학 및 국제 개발 전문가로 교황청 온전한인간발전촉진부 차관보(deputy Secretary)를 역임한 아르헨티나 출신 아우구스토 잠피니-다비에스(Augusto Zampini-Davies) 신부가 5월 7일부터 16일까지 방한했다. 

잠피니-다비에스 신부는 방한 동안 회칙 「찬미받으소서」가 제시한 ‘통합적 생태론’(integral ecology)의 비전을 나눴다. 제55회 가톨릭 에코포럼에서는 「찬미받으소서」 반포 10주년 특별 강연을 맡았고, 연세대학교와 UN 사회개발연구소가 공동 개최한 생명을 위한 대안 경제 관련 회의에도 참석해 ‘생태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 모델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 발표했다.

“회칙 139항에서 밝히듯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그동안 분절적으로 접근돼 온 사회 위기와 환경 위기가 본질적으로 하나임을 보게 한 영적 유산이라고 할 수 있어요.”

생태 파괴와 사회 불의는 어째서 불가분할까. 두 가지 모두 ▲착취하고 버리는 문화 ▲존엄성보다 이윤만 추구하는 경제 ▲연약하고 소외된 이들과 지구를 외면하는 세계화된 무관심이라는 같은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했기 때문이다. 잠피니-다비에스 신부는 “땅의 울부짖음과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은 똑같은 상처의 양면”이라며 “모든 피조물과 교감하는 ‘돌봄’의 문화가 통합적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의 집 지구가 파괴되고 가난한 이들이 착취당하게 된 건 무한한 수요를 신격화하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것’을 얻으려는 욕망이라는 같은 뿌리에서 나왔어요. 그러니 멸종 위기인 돌고래를 보호하려는 사람들, 가난한 이들을 도우려는 사람들의 선택이 서로 충돌한다고 볼 수 있나요? 타인, 이방인조차도 적이나 경쟁자가 아닌 형제로 대하는 본질적으로 같은 사랑인걸요.”

잠피니-다비에스 신부는 “「찬미받으소서」가 교회 밖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문서임을 보면, 장벽 없는 돌봄의 문화는 교회와 사회 모두가 꿈꾸는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청년층과 수도자들을 주축으로 생태적 의식이 성장하는 한국교회의 독특한 목소리는 전 세계가 함께 생태적 회심을 이루는 데 톡톡히 공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불의가 무적은 아닙니다.’(「찬미받으소서」 74항) 하느님이 함께하시는 한 악은 승리하지 못할 것입니다. 새 교황 레오 14세께서 처음으로 대중 앞에 하신 말씀을 기억합시다. ‘두려워하지 말고, 하느님과 서로 손을 맞잡고 함께 앞으로 나아갑시다!’”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