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샤갈 미공개작 7점, 세계 최초 공개…‘마르크 샤갈 특별전 : BEYOND TIME’

황혜원
입력일 2025-05-21 09:43:43 수정일 2025-05-21 09:54:48 발행일 2025-05-25 제 3443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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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일~9월 21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거 40주기 기념해 170여 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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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피리의 기억>. Marc Chagall, Souvenir de la Flûte enchantée, 1976, Tempera, oil and sawdust on canvas. © Chagall ®, by SIAE 2025.

“색채는 모든 것이다. 색채는 음악처럼 울려 퍼진다. 세상의 모든 것은 그렇게 울린다.” 

20세기를 대표하는 화가 마르크 샤갈의 작품들이 7년 만에 한국을 신비로운 색채로 물들인다.

5월 23일부터 9월 2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마르크 샤갈 특별전 : BEYOND TIME’은 샤갈 서거 40주기를 맞아 마련됐다. 회화, 드로잉, 유화, 스테인드글라스 등 총 170여 점이 전시되며, 평화를 향한 강렬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포함해 그의 작업실에서 발견된 미공개 원화 7점이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전시는 그의 작품 연대기를 따라가는 것이 아닌 기억, 파리, 영성, 색채, 지중해, 꽃 등의 8개 테마로 구성돼, 시공간을 허무는 샤갈 특유의 시적 흐름과 감성, 상상력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영성’ 테마에서는 샤갈의 작품 속에 녹아 있는 신화와 종교적 상징을 엿볼 수 있다. 샤갈은 1958년 프랑스 랭스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작업을 마친 이후, 이스라엘 예루살렘 하다사 의료센터 내 회당을 위한 12개의 스테인드글라스 의뢰를 받았다.

그는 작품 속에 동물과 식물, 천체, 인간이 어우러진 형상을 담아냈으며, 주변의 빛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색감을 불어넣음으로써 빛과 그림자, 하늘과 땅이 교차하는 ‘창조의 순간’을 만들어 냈다. 이번 전시에서는 몰입형 미디어 아트를 통해 <하다사 의료센터 스테인드글라스>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해 관객들을 고요의 세계로 안내한다.

또한 <성서: 골리앗을 이긴 다윗> 속 다윗은 힘과 용기를 나타내는 붉은색 옷을 입고 있다. 그 모습을 통해 민족의 영웅으로 거듭난 다윗을 볼 수 있다. <출애굽의 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본인이 경험한 망명의 아픔을 담은 작품이다. 슬픔과 두려움을 안고 어디론가 흘러가는 상황에서도, 조용히 피어오르는 희망을 표현했다.

아울러 이번 전시에서는 서커스 단원들을 통해 비극적인 마음을 그린 <덤불 옆의 광대>, 모차르트의 오페라 무대 미술을 맡은 경험을 녹여 낸 <마술피리의 기억>, 그의 시적 세계가 고스란히 담긴 <보라색 수탉> 등 샤갈의 대표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를 주관한 아튠즈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샤갈의 작품을 단순히 전시하는 것을 넘어, 공간을 채우는 샤갈의 색채와 빛이 관객에게 감각적인 경험으로 확장되는 감동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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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불 옆의 광대>. Marc Chagall, Le clown au buisson, 1975, Oil on canvas. © Chagall ®, by SIAE 2025.

황혜원 기자 hhw@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