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신앙 에세이] 신앙 안에서 꽃피운 새로운 가족 사랑

박효주
입력일 2025-05-20 17:48:16 수정일 2025-05-20 17:48:16 발행일 2025-05-25 제 3443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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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서는 때때로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은총을 베풀어 주십니다. 베트남에서 시집온 며느리 배민주(요안나·제1대리구 송전본당) 또한 그분의 인도하심 속에서 우리 가족의 큰 축복이 되었습니다. 가난한 농부의 딸로 태어나 힘겨운 삶을 살아온 민주는 한국으로 시집오며 새로운 삶의 길이 열렸습니다. 우리 가족이 민주를 맞이하며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그녀를 하느님의 사랑으로 보듬어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랑이야말로 신앙을 실천하는 길이며, 서로를 진정한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방법이었으니까요.

결혼식 후 그녀의 부모님께서는 “우리 딸을 때리지 말아 주세요”라는 눈물 어린 당부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그 순간 저는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베트남 여성들이 한국 남편에게 학대받는 현실을 들으며 우리는 더욱 결심했습니다. 민주를 하느님의 자녀로서 존중하고 사랑할 것이라고.

민주는 한국에서 새 삶을 시작하며 한국어 공부에 최선을 다했고, 우리 회사에 들어와 맡은 일을 성실히 해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녀는 신앙 안에서 성장하며 요안나라는 세례명을 받고, 레지오 협조단원 등 본당 공동체 안에서 깊은 신앙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우리는 민주가 신앙 공동체의 소중한 자녀로 자리 잡는 모습을 기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들 부부는 하느님의 특별한 선물로 아름다운 손녀딸 신은총(그라시아·제1대리구 송전본당)을 우리 가족에게 안겨주었습니다. 은총을 많이 받고 베푸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은 이름 그대로 은총이는 사랑 안에서 밝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민주의 한국 이름 또한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민주와 아들은 5월 18일에 결혼식을 올렸는데, 그날은 바로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이었습니다. 저는 민주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며 정의롭고 사랑이 넘치는 가정을 이루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배민주’라는 한국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민주라는 이름처럼 그녀는 이제 자신의 가정을 사랑으로 지키며 정의로운 삶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며느리는 이제 단순한 가족을 넘어 신앙의 동반자로서 우리와 함께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녀가 새로운 땅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신앙을 키워가는 과정은 하느님께서 우리 가정에 허락하신 커다란 축복입니다.

“민주야, 우리 함께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행복하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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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원건(대건 안드레아) 사단법인 꿈나눔재단 이사장